기존에 하던 공시 공부를 접고 어떻게 내 인생을 만들어가면 좋을지 나름 고민하던 와중에,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카톡배너에 올라온 공고를 보고 무작정 들이 박았다.
'거 그냥 한번 해보지 뭐'
뭐 다른 프로그래머나 전공자들은 별 생각없이 진입하는 걸 싫어한다는 얘기를 보긴 했는데..
(사실 별 생각 많았고 예전부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음)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신청, 영상면접까지 내 절박함을 전달했다.
'4학년 군필 철학과 복전 백수 문과'
오은영 선생님도 거절할 금쪽이의 스펙이다.
하지만 내 절박함이 닿았는지 신청 폼을 보낸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바로바로 연락이 왔다.
(사실 절박한 건 내가 아니었을지도?)
그렇게 합격했고,
그렇게 시작했다.
첫 날의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
느낌이 좋았다.
(사실 안 좋았을지도?)
이제 이 사람들과 소통하고 프로그래밍을 배워보겠구나.
뭔가 나래를 펼칠 때가 왔다하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기초강의에게 얻어 맞았다.
커리상 선수강의로 파이썬 기초 / 파이썬 시각화 가 있었고,
그 이후에 파이썬 데이터 활용 +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커리였다.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차근차근 쌓이는 내 실력을 보면서 흥미를 느꼈다.
학구열이 막 불타오르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스터디도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되었고
다들 뭉쳐는 있지만 스터디로서 진행하는 뭔가는 없어서,
1일 1커밋(일단은 백준), 티스토리 포스팅을 제안해보게 되었다.
(그런게 있다고 주변 지인으로부터 전해들은 적이 있었음)
수업 내적으로,
스터디 조원들과 수업 중에 불만족스러운 점들을 취합해서 개선하기도 했다.
(게더타운 스포트라이트 / 커리큘럼 / 강의방식 등)
하지만!
문제점이 너무 많아서 개선도 잘 안 됐고, 다들 그저 참으면서 각자 학습을 진행했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
그러다 기존 스터디장이 탈주하고, 자연스럽게 내가 스터디장이 되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마음대로 바뀌는 커리큘럼
앉은 자리에서 구글링을 하는 강사
강사가 수강생과 함께 연습하는 강의(수강생이 틀린거 알려줌)
"이런 커리였으면 저는 강의 안 했어요" (실제로 한 말)
이미 배운 내용 다시 강의하기 (30초 컷 -> 10분동안 하기)
등등
점입가경이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커리였다.
강사에게 외주를 맡기는 교육업체도,
그 외주를 맡는 강사조차도 서로 준비가 안 되어있었다.
기존에 4개 였던 프로젝트를 1개로 줄였다가,
결국 공문을 전달받고(심지어 올해 1월 공문) 기존의 4개짜리 프로젝트를 내줬다.
(지속적으로 기존 커리대로 프로젝트를 요구했었다)
그 프로젝트를 내준 당일날까지 강사가 말하던 '복습'을 제대로 마무리 하지 않았는데 (심지어 배운거라 안 배워도 됨)
갑자기 머신러닝을 이용한 선형회귀모델로 데이터를 분석하라고 한다. (안 배웠음)
영유아한테 버피테스트를 시키면 과연 할 수 있을까?
불만사항이나 개선을 요구하면 늘상 똑같았다.
이외에 스터디 톡방에서도 불이 났고, 분위기가 점점 싸늘해졌다.
그리고 오늘 결심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까지 하고 중도포기하려고 한다.
이전부터 계속 고민은 했는데, 오늘 확실하게 마음을 굳혔다.
도망친 곳에 천국은 없다. 나가서 뭐 하려고?
사실은 돔황자!! 가 되기 싫었다.
그리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
내가 찾아본 여러 글에서 비전공자 + 뉴비 + 프로그래밍 처음 등.. 의 조건을 가진 사람은
국비교육을 일단 이수하는 것이 좋다는 글이 많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고, 견디려 했었으나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뭔가 파이썬만 찍먹하고 있지만 불현듯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이런 식으로 공부하고, 이런 식으로 수업만 들어서는 취업이 가능한게 아닐텐데..'
'분명히 레드오션일 것 같은데..'
'그럼 나는 어떻게 공부해야하지?'
'어떻게 포트폴리오나 스펙을 쌓지?'
하던 와중에..
진짜 알고리즘이 귀신인지 갑자기 이 영상을 추천해줬다. (민간인 사찰인가 싶었음)
그리고 바로 찾아서 몇 개의 무료강의를 보고 바로 구매했다.
그리고 그렇게 몇 강을 수강하고, 여러 글들을 보면서 추렸다.
(지금 이 블로그에 있다. 앞으로도 더 할 예정)
그렇게 얻어낸 내 결론은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는)
0. 독학은 필요하다
1. 너 알아서 잘 해라
2. 공짜 점심은 없다
3. 다른 사람과 교류해라
4. 잘 만들어진 것을 참고하거나, 따라해라
5. 뭐든 직접 니 것으로 만들어라
6. 일단 해라
중도포기를 하기로 마음을 굳히게 된 계기다.
어떻게 공부해야할 지, 어떤게 효율적인 공부방법인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국비교육에서 내가 기대한 만큼 알려주지도 않을 것이고, 그럴 이유도 없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눈 앞에서 본인이 달릴 의지가 있고, 더 나은 우레탄 트랙이 있다면
굳이 허리를 혹사시키면서까지 시멘트 바닥을 두드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물론 강의와 교육기관이 맘에 안 들었던 것도 크게 한 몫하지만
어느 정도 내 머리로 어떤 식으로 진행할 지 로드맵이 그려졌고,
그것을 달리는 효율적인 방법이 떠올랐기 때문에 내가 굳이 실행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
이 교육과정이 진행될 수록 내 의지와 열정이 식는게 느껴졌다.
지금 한창 불타오를때 불 쫙 땡기면서 유지하고싶다.
아직 교육과정을 중도포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조만간이다.
모든 국비교육이 이런 것은 아니란 걸 당연히 알거고,
정말 좋은 국비교육이 있을 것이다.
혹시나 이 글을 보는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있다면
제발 '국비교육'과정 자체에 현혹되지말고 천천히 다른 학습방법부터 찾아보면 좋겠다.
혹은 다른 좋은 국비교육을 찾아보든지.
한 달 회고인데 신세 한탄만 할 수는 없지.
내가 한 달동안 뭘 했는지 돌이켜보자.
1. 백준
1일 1문제 이상 해결 or 트라이를 목표로 했다.
아직까지는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프로젝트하면서 코드를 직접 구현하는 데에 톡톡히 기여했다.
2. 스터디
진짜 스터디 없었으면 이렇게 열정적으로 공부를 하지도 않았을 것 같고,
물어볼 사람도 없었을거고,
진작 프로그래밍 공부를 그만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스터디가 엮어주고 이끌어주는 힘이나 강제력이 있는 것 같다.
혹시 사람이 무섭더라도 무조건 무조건 무조건 스터디는 해야 한다.
여러 사람이랑 얘기해보고 도움을 주고, 얻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다른 사람들이랑 공부하려고 할 듯.
3. 프로젝트
(현재 진행중)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우리 조는 모든 조원이 모여서
내가 화면을 공유하고 서로 의견을 개진하면서 코딩을 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어떤게 효율적인 방안인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계속해서 의논하고 방향을 잡으면서 진행하니까 재밌다.
어쩌다가 스터디장 프로젝트장을 맡아서 하고 있는데..
예전에 소모임도 그렇고 연합동아리도 그렇고 나는 뭔가 머리 맡는 걸 좋아하는 건가..? 싶다.
그래놓고 맨날 걱정하고 후회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 즐거웠던 것 같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 배울 것에 대해 설렌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있다.
내 손으로 오밤중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온 적이 없다.
그런데 오늘 빌려왔다.
내 앞으로의 발전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글 잘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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